부활절을 최대 축제일로 지키는 에티오피아, 여전히 성행하는 불법

▲ 부활절을 기념하는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 rootsethiopia.org 캡처

[205호 / 선교통신]

에티오피아의 부활절 행사는 한국교회보다 일주일 늦다. 부활주일 아침 현지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러나 거리가 아주 한산했다. 상점 문도 대부분 닫혀 있었다. 모두들 새벽에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갔기 때문이었다.

에티오피아에서 금요일부터 부활주일까지가 공식적인 휴일이다. 이 나라 개신교회와 정교회 성도들에게 부활절은 최대의 공휴일이자 축제일이다. 한 주 전에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억하며 호산나 일(日)이라고 칭하고 정교회는 축제를 벌인다. 사실상 예수님의 부활 행사는 부활주일 45일 전부터 시작된다. 부활주일 새벽 3시를 기점으로 45일 전부터 금식이 시작된다. 금식 방식은 무슬림이 라마단 기간에 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고난주간의 금요일은 금요일 저녁에 모여 함께 기도한다. 개신교회는 철야하며 예배한다. 정교회는 토요일 저녁 9시부터 모여 주일 새벽까지 예배와 행사를 하고 새벽 3시가 되면 닭요리 등을 먹는다. 아마 그 시간을 예수님의 부활시간으로 추정한 것 같다. 부활주일 새벽 3시를 기점으로 45일간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 맘껏 먹는다. 교회에선 예수님의 탄신일보다 부활일을 더 큰 축제일로 삼는다. 한편으로는 바람직한 모습이다. 국가가 이 날을 공휴일로 인정한 것이 부럽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 삶의 근거이며 소망이다.

그러나 이 일로 다소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다. 외국인 기업들이다. 주일 저녁 늦게까지 먹고 마시느라고 다음날 아침에 회사로 출근을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그 날의 생산성은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이 이들의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다. 에티오피아인들은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인상을 찌푸리는 외국인 관리자들을 더 이상하게 보는 것이 이곳의 현실이다. 오래된 외국인 관리자들은 마음을 접고 산다. 그 마음을 접을 때 교회에 대한 마음도 함께 접는 것이 실제적인 문제이다.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승천하셨지만 주일 저녁 늦게까지 놀다가 그 다음날 월요일에 출근 못한 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승천을 못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죄로 물든 문화에 푹 빠져 살면서 종교적 열심으로 살다 보니 부활하신 예수님의 생명으로 사는 것을 까먹은 모양이다.

또 다른 에티오피아의 모습이 있다. 정부는 지금 불법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불법을 행한 자들을 색출해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밀수하는 자들을 잡기 위해 경찰을 엄청나게 풀고 새로운 법을 만들어 색출하고 잡아 가두고 있다. 얼마 전에 또 여러 공무원들을 잡아서 감옥으로 보냈다. 암거래상과도 마찰이 있다. 법무부 장관은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불법 현장들은 점점 커지고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 공항에 간 적이 있었다. 엄청 붐볐다. 최근 들어 거의 매일 이렇게 붐빈다고 한다. 입국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나라 사람들이다. 경제 상황과 달리 공항은 사람으로 붐비고 공항 확장공사도 진행 중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공식적으로 달러를 보유할 수 없다. 환전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주 적은 금액밖에 허락되지 않는다.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달러가 없어 수입도 극도로 통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갔다가 들어 올 수 있을까? 길거리에 이 많은 외제 차는 또 무엇일가? 암시장 아니면 답이 없다. 어떤 사람은 국가가 법을 만들면 국민은 대안을 세운다더니, 에티오피아가 딱 그런 모습이다. 보지도 듣지도 맛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자연스레 생기는 욕구를 물리적으로 어찌 막을 수 있을까? 이 땅에 예수님의 부활생명이 교회 안에 충만해지도록, 십자가를 따르는 증인들의 삶을 통해 이 나라가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로 회복되도록 기도를 부탁한다. [복음기도신문]

에티오피아=정 다니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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