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호 /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
올해 들어 내게 정말 두려운 게 생겼다. 바로 죽음이다. 난 매일같이 심각한 뉴스와 극히 심해진 미세먼지를 보며 마음이 늘 초조하고 불안했다. 또 약을 먹고 있음에도 몇 달 동안 지속된 감기와 속 울렁거림 등 건강이 약해진 나를 보면서 ‘나 오래 못 살고 죽으면 어떡하지? 그럼 우리 애들은 엄마 없이 자라야 하는데…’ 걱정을 하며 공포 속에 살고 있었다. 날마다 집안 곳곳에 소독약을 뿌리고 수시로 손을 닦고 아이들에게도 청결을 강요했다. 결벽증 환자와 다름없었다. 손에 각질이 일어날 정도로 소독약과 물을 만졌다. 자기 전에는 내일 내가 살아서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까지 들었다.
내가 이렇게 죽음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것은 초등학교 때 엄마가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그래서 나도 그 유전을 받아 그 나이에 엄마와 같이 될까하는 공포 때문이다. 죽는 게 너무 싫고 무섭다. 그래서 하나님의 본심을 오해하며 내가 정해 놓은 사망날짜에 슬퍼하며 죽음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솔직히 세 아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고 시부모님과 삼촌들까지 챙기면서 한편으로는 미세먼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특정 질병이 유행하면 전쟁을 준비하는 것처럼 긴장과 경계심을 장착하여 항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자주 화를 냈다. 분명 선교훈련, 기도훈련 등을 통해 하나님의 본심을 오해하지 않겠다고 결단했는데 또 원점으로 돌아와 있는 나의 모습을 보니 그야말로 절망이었다. 유명 설교자의 설교도 듣고 예배와 기도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말씀을 듣고 기도도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러다 지인의 조언으로 훈련과정에서 필기한 ‘하나님의 본심’을 몇 번 읽어보게 됐다. 노트에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는 사랑과 긍휼이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문득 이 말씀에 아멘이 되었다.
하나님의 본심은 사랑과 긍휼
하나님의 마음속에 디자인 되었던 하나님의 원형이 바로 나의 모습이고, 나를 하나님과의 사랑과 기쁨의 교제를 위해 아름답게 디자인하여 창조하셨다는 내용이 믿어졌다. 하나님의 본심인 사랑을 알려주시려고 지금까지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적극적으로 내게 일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다. 내가 살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주님을 고백하지만 고난받기 싫어하고 주님 없인 늘 두려워하는 존재가 나의 실상이다. 정말 소망 없는 자다. 내 실상이 그러하기에 “주님만이 나의 구주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 같다. “너희 중에 아들이 떡을 달라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있겠느냐”(마 7:9~10)
나의 주님은 선한 하나님이시다. 주님과 내가 주인과 종의 관계처럼 두려움이 있는 관계가 아닌 부모와 자녀의 관계로 살아가길 소망한다. 나를 구원하시고 복음을 주셔서 새 생명을 허락하신 주님을 온전히 믿기를 원한다. 또 중보기도를 하면서, 지금도 예수님을 모르고 죽어가는 영혼들을 뒤로한 채 죽음이 무서워 벌벌 떨며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것이 너무 아까운 일이라고 깨달아졌다. 이젠 비겁하게 숨어있는 졸보가 아닌 골리앗을 무찌른 다윗과 여러 번의 위기에도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며 나아갔던 요셉과 다니엘처럼 담대하게 주님만 바라보며 전진할 것을 결단한다. 이미 우리 주님이 승리를 이루어 놓으신 것을 믿음의 근거로 삼는다.
보장된 이 싸움 포기하지 않으시는 주님처럼 나도 포기하지 않겠다. 주님의 본심을 오해하고 착각하여 내 뜻대로 행했던 것을 회개한다. 죽음 뒤에 영광과 생명이 있음을 다시 한 번 고백하며 이 죽음이 나의 삶에도 적용되어 ‘내가’ 죽고 우리 주님이 내 안에 일하시는 것을 날마다 보고 느끼기를 기도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랑’이라 말씀하시는 주님만을 믿는다. 오로지 주님만 기대한다. [복음기도신문]
강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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