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호 /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
복음을 만난 이후 여러 모양으로 신앙훈련과 섬김의 자리에서 쉬지 않고 달렸다. 피곤한 마음에 잠깐 쉬고 싶을 때 아이들을 위한 학부모 기도모임이 만들어졌다. 반가운 소식이었다. 기도의 자리에서 내 영혼이 쉬고 싶었다.
격주로 있는 기도모임에 참석하면서 섬김이는 아니었지만 모임 준비를 옆에서 도왔다. 몇 개월이 지나 섬김이들이 바뀌면서 내게도 섬김이 콜링이 들어왔다. 이렇게 옆에서 돕느니 차라리 섬김이로 함께 하자는 단순한 마음으로 응답했다.
그렇게 시작된 섬김이 자리에서 어느 날 새로운 리더를 뽑기 위해 1박 2일 모임을 갖기로 했다. 모임 날이 다가올수록 나를 리더로 시킬 것 같은 부담이 계속 더해지면서 가기 싫은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든지 못가는 핑계를 만들어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땅한 핑계를 찾지 못해 모임에 참석했다. 계속된 부담에 거절할 생각만 가득했다.
반갑지 않은 선물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저녁밥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 해수욕장이라는 큰 글씨가 보였다. 오랜만에 본 바다가 너무 좋아서 어느새 부담은 사라지고 설레는 마음으로 밤바다를 향해 뛰어 갔다. 그런데 갑자기 ‘순종하면 선물 줄게.’라는 주님의 음성이 마음에서 들렸다. 곧바로 설레임은 싹 가셨다. 뛰어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주님께 말했다. ‘주지 마세요. 받지 않을 거예요. 주님 선물 안 반가워요.’라고 답하고 애써 외면했다.
다음 날 리더를 정하는 자리. 피하고 싶었지만 여러 대화 끝에 분위기는 내가 리더가 되는 쪽으로 흘러갔다. 제비뽑기를 하자고 우겼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제비뽑기를 해도 내가 될거라고 했다. 나도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반갑지 않은 선물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 어린아이처럼 하기 싫은데 왜 시키냐고 짜증을 부리며 울었다.
그리고 한 학기만 참다가 다른 섬김이 엄마에게 넘기자며 마음을 도닥이며 시작했다. 하지만 각자 사정으로 섬김이들이 몇 명 줄었다. 선물이라고 하면서 도와주지 않는 주님께 더한 짜증을 부렸다. 주님은 짜증을 내는 나에게 이것이 부르심의 자리라는 것을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학부모님들과 함께 허락된 시간에 와서 학교 주방을 섬기기도 하고 기도모임도 이끌어 가게 하셨다.
부르심의 자리에서 공동체의 의사소통을 배우다
담당 선생님들과 의사소통 과정에서 묻지 않고 당연시하고 진행했던 일들과 또 한편으로는 마치 판단력이 부족한 자처럼 느껴지는 작은 것도 묻고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의 의사소통 과정을 조금이나마 배워가게 하셨다.
이런 시간을 통해 짜증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사로 변하고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어떻게 아이들과 주님의 사랑으로 믿음의 싸움을 하는지 보는 은혜를 경험하게 하셨다.
어느새 한 학기만 하고 그만 두려던 직임은 세 학기까지 이어졌다. 그래도 부담은 여전했다. 다음 학기 리더를 위해 기도했고 마음의 씨름이 있었지만 순종할 것을 마음으로 받게 하셨다. 그리고 ‘내가 다시 리더인가?’ 물으며 기도했다. 근데 주님은 이제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자리에서 내려와 하나님의 전능함을 나의 무능함에 가두는 자리로 내려가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렇게 리더의 자리는 다른 사람에게로 넘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리더의 자리는 주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섬김을 통해 주님은 나에게만 집중되어 있던 마음의 지경을 어려운 시간들을 통과하며 넓혀 주셨다. 여러 통로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흠뻑 맛보게 하신 주님께 고백한다. 주님 사랑합니다. 주님이 하셨습니다! [복음기도신문]
정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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