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조차 하나님의 은혜였다

[212호 / 믿음의 삶]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창 31:3) 약속의 말씀을 받고 불러주신 선교훈련에서 인도로 아웃리치를 떠나게 되었다. 그곳에서 보게 된 열방의 모습은 바로 내 모습 같았다. 힌두사원에서의 모든 의식들과 역겨운 냄새들이 내 죄 된 옛 존재의 역겨움과 같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니 그들을 정죄하고 비난할 수 없게 되었다. 탐욕에 눈 먼 수많은 영혼들을 지옥으로 이끄는 힌두 제사장들은 곧 복음이 실제 되지 않은 삶으로 예배하는 나의 모습 같았다.

작년 6월부터 어린 시절 살았던 친정집에서 살게 되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막내 동생은 나의 허물과 연약함을 비방하고 조롱했다. 60년 내 인생을 돌아보며 세상에 보여줄 것 없이 보잘 것 없는 인생인 거 같아 주눅이 들 때가 있었다. 어린 시절, 술 마시고 가족을 힘들게 하던 아버지를 원망하고 분노했다. 아버지의 권위를 무시하고 가게 물건과 돈을 훔쳐서 내 마음대로 사용하며 내가 왕이 되어 살았지만 정작 인정과 평판에 목이 마른 사탄의 노예 된 삶이었다. 지난날의 내 모습을 대면하는 일은 너무도 끔찍했다. 내 몸과 마음을 내던져 버리고 싶어서 음란한 것을 좇아 정욕을 따라 살았던 날들을 고스란히 마주하게 하셨다.

내 죄 된 옛 존재의 삶을 마주하며

그러나 주님은 나의 관점을 바꾸어 주셨다. 남인도의 작은 시골마을의 교회당은 내 어린 시절 나를 품어주셨던 주님의 품 속 같았다. 일어설 힘이 없을 때 언제나 말씀으로 힘이 되어 일어서게 하셨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가운데 말씀이 빛이 되어 그 한줄기 빛을 따라 걷게 하셨다. 시린 겨울과도 같고 고난의 풀무 불같은 시간동안 주님이 지켜주시고 날개 그늘 아래 보호해 주셨음을 아웃리치 기간 아침 묵상을 통해 말씀해 주셨다. 긴 터널을 지날 때는 언제 이 터널에서 나갈 수 있을까 답답해하며 불평도 해 보았지만 다른 길로 나갈 수도 쳐다볼 수도 없도록 하신 하나님의 완전하신 조치였음을 깨달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현실조차도 하나님의 은혜였던 것이다.

날개 그늘 아래 보호해 주신 은혜

아웃리치가 끝난 지금도 계속되는 삶의 무게가 결국은 나를 지탱해 주는 것임을 점점 알게 된다. 모든 상황 속에서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음으로 바라본다. 내 어머니의 태에서부터 이미 아시고 선택하신 생명, 창세전 원형으로의 회복이 어떠한 것인지 주님은 계속해서 알려주고 계신다.

이제는 주님이 주신 약속의 말씀을 붙들며 살아간다. “내 사랑하는 자야 너는 빨리 달리라 향기로운 산 위에 있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라”(아 8:14) 이 말씀은 여인이 고백하는 말이다. 곧 주님을 향하여 교회가 외쳐야 할 소리인 것을 알게 하셨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마라나타”의 뜻인 줄 알게 되었다.

더 깊고 은밀한 곳으로 찾아오셔서 만나 주시는 주님과의 시간을 더 깊이 더 많이 누리고 싶다. 아웃리치 때 찾아갔던 인도의 작은 시골 교회에서 십자가 복음이 선포되고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그날의 예배를 소망했다. 그들과 함께 열방을 구하며 함께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을 꿈꾸었듯이 지금 나를 부르신 이곳에서 한 몸 된 주님의 교회들이 일어나는 영광을 사모하며 기도의 자리에서 주님을 기다린다. 마라나타! [복음기도신문]

원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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