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잔치가 열리면 땅끝 어디든 갈 거에요”

예수는 나의 힘이요! L국 복음캠프 섬김이 ‘예힘’

[214호 / 인터뷰]

L국에서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4박 5일간 현지인을 대상으로 복음캠프가 열렸다. 이 캠프를 섬기기 위해 자원하여 자비량으로 출국했던 L국 복음캠프 섬김이 ‘예힘’팀 황동순 권사(75. 인천 선린감리교회), 정순복 전도사(60. 인현교회), 황정자 집사(55. 인천 예그린교회)를 만났다.

– 어떻게 L국에 자원하여 캠프 섬김이로 참여하셨나요?

황정자(이하 황): “지난 상반기에 한 선교단체에서 주관하는 선교관학교를 섬기면서 마지막 과정으로 2주 동안 해외 아웃리치를 다녀온 곳이 L국이었어요. 마약을 재배하는 지역에 갔었는데 그곳 사람들의 삶이 비참했어요. 몇 달 후 L국에 복음캠프가 예정되어 있다는 선교사님의 말씀을 듣고 내가 복음을 듣고 살아난 것처럼 저 사람들이 복음을 들으면 살아나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주님께 말씀을 구했을 때 시편 107편 8~9절을 주셨어요.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할지로다…” 날마다 사모함으로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캠프 훈련생은 13세~59세까지의 30여 명의 현지 소수민족들이었는데 청년들이 많았어요. 주님께서 이들에게 정말 주님으로 충분하다는 고백을 받으시겠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50~70대로 구성된 단기선교 아웃리치

–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나요?

▶ L국 복음캠프에 참석한 청소년 훈련생들의
모습(제공: L국 복음캠프)

정순복(정): “L국 아웃리치에서 황 집사님과 한 팀이었는데 캠프를 섬길 마음을 나눠주면서 함께 오지 않겠냐고 해서 아멘하고 참여했어요. 저는 해외 아웃리치에서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분들과 함께 예배드릴 때 항상 계시록 7장 9절이 생각나요. 말은 안통해도 ‘모든 족속과 백성이’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너무 좋아요. 한번은 에스겔을 묵상하고 있었는데 마른 뼈들에게 대언할 때 지극히 큰 군대로 일어서는 말씀을 보며 ‘대언자가 필요하구나, 복음을 선포하는 통로인 강사가 필요하고 그 일이 일어나도록 섬기는 이가 필요하구나.’ 하는 마음을 주셨어요. 지금도 이 말씀이 그대로 믿어져요.”

황동순(이하 동): “저는 황 집사님 얘기를 듣고 내가 먼저 가겠다고 했어요. 나이 들어 뒤늦게 복음학교에 다녀와서 훈련을 받으면서 작년에 L국에 아웃리치를 갔었죠. 그때 한 선교사님 댁에서 일주일 내내 24시간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느헤미야52기도에 참여했어요. 나이도 많고, 눈도 건조하고, 한글도 겨우 읽어서 기도 책을 보고 기도하는 것도 자신이 없었는데 일주일 동안 계속 책을 보고 기도했어요. 진짜 하나님 은혜가 이건가보다! 싶었어요. 그때 선교사님이 여기서 계속 함께 기도하자고 하셨던 게 항상 마음에 있었어요. 하지만 아직 그런 믿음도 없고 선교에 대한 자신도 없었어요. 그런데 올해 초 교회 장로님이 제 얘길 들으시더니 망설이지 말고 순종하라는 기도를 해주셨어요. 그러고 나서 집사님에게 L국 캠프 이야기를 듣고 얼른 붙들고 함께 갔어요.”

– 정말 주님의 때에 모두 한 마음으로 세워 주셨네요. 캠프에서는 어떤 영역을 섬기셨나요?

▶ L국 복음캠프 마지막 성찬식에서
새생 명을 축복하는 조장 선생님과 훈련생
(제공: L국 복음캠프)

황: “아기 돌보기 섬김과 중보기도 직임을 주셨어요. 대상포진에 허리통증까지 병을 달고 사는 내가 정말 아이들을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청소를 해놓으면 흙을 묻혀 들어오는 아이들, 칭얼거리는 아이들. 캠프가 시작되기 전에 허리까지 삐끗했어요. 약을 먹고 참으며 훈련생들의 기도제목을 받았는데 주님을 만나고 싶다는 목마름이 정말 컸어요. 이분들이 복음을 잘 듣도록 아기들을 잘 돌봐야겠다는 마음에 젖먹이 아기를 안고 강의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젖을 먹이러 뛰어갔어요. 하지만 둘째 날은 지치고 힘들었어요. 아이들이 옷에 용변을 봤는데 욕실에 옷을 던져놓고 누군가 하겠지 했죠. 아이들을 재워놓고 잠시 마태복음 산상수훈 외우는데, ‘심령이 가난한 자는…’하는 말씀 앞에서 제 마음이 부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처음 L국에 오게 하신 마음이 다시 기억났어요. 내 열심과 최선으로 아이들을 잘 돌보아서 이 아이들 엄마 아빠가 복음을 잘 듣는 게 아니었어요. 그리고 제가 있는 이 자리가 미래의 하나님의 종들을 키우는 자리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감격이었어요. 한참을 주님과 기도하고 다시 기운을 내서 욕실에 있는 똥 묻은 옷을 맨손으로 빠는데 아무렇지 않았어요. 이 아이들이 하나님의 종이 되어 선교사로 나가면 어떤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아이들과 손짓 발짓으로 이야기하며 한 명 한 명 기도해주기 시작했어요. 그러고 나니 짜증도 안 나고 손이 수고하는 것도 내가 하는 게 아니고 주님이 하시는 것이었어요. 아이들을 좋아하지도 않고 섬길 수도 없는 약한 몸인 제가 복음캠프를 섬긴 것이 아니라 주님이 저를 만나기 위해 불러내신 것이었어요. 약속의 말씀도 결국은 저에게 주신 말씀이었어요. 내가 죽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순간들, 모든 소망의 근거가 되는 주님을 붙잡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운 시간들이 오히려 감사해요.”

허리 아파도 아기 돌보기와 중보기도는 할 수 있어

동: “저는 나이는 제일 많아도 이런 선교현장에서 섬기는 것은 햇병아리에요. L국 상황은 아주 열악해요. 옛날 시골서 살던 기억이 많이 났어요. 저도 처음으로 아기를 돌봤는데 날이 더운데 에어컨도 없고, 따뜻한 선풍기 바람만 나고, 아이들이 화장실 간다, 물 달라 해도 말이 통해야 말이죠. 첫날은 아이들 7명을 돌봤어요. 24살 자매의 5개월 된 아기를 보게 됐어요. 그 자매는 예수님을 믿는다고 이혼을 당했대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아이였어요. 시간 맞춰 강의가 끝나면 아기들 젖을 먹이러 가야 하는데 저보다 젊은 황 집사님은 지혜롭게 잘 하는데 비해 저는 너무 서툴렀어요. 다음 날은 4살, 6살 애들을 보면서 빨래를 하는데 비누칠을 5번을 해도 애들 옷에서 구정물이 나오는 거예요. 그 애들 엄마 아빠가 24살, 25살인데 글을 몰라요. 또 한 아이는 “우리 엄마 야채 장사 잘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해요. 엄마가 글을 모르니 계산도 잘 못해서 장사가 힘든가 봐요.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저도 어려서 충북 음성에서 가난하게 살아서 그 세 가정을 위해 더 기도하게 됐어요. L국은 가난하고 힘든 곳이라 더 기도가 되고 좋은 경험이 되고 은혜가 되었어요.”

– 주님의 마음을 절절하게 부어주셨네요. 전도사님은 어떤 직임을 맡으셨나요?

▶ L국 복음캠프에서의 식사(제공: L국 복음캠프)

정: “저는 주방을 섬겼어요. 50인분이 넘는 밥을 해야 하는데 섬김이는 3명이었어요. 제가 가장 연약한 부분이 주방이에요. 막막하고 어떻게 섬겨야 할지 그림이 전혀 없었죠. 또 땀이 많고 모기에 잘 물리는 체질인데 한참 뎅기열 이야기가 나오던 때라 슬그머니 두려움도 생겼어요. 그곳 주방은 밖에 있어서 수풀도 많고 모기도 많았거든요. 첫날 섬김이 모임을 하는데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지시고 이 캠프에 끼워 주셨는데 뭘 두려워하나.’라는 마음에 정직하게 나누고 염려를 다 내려놓게 하셨어요. 다행히 현지에서 주방을 잘 아시는 분이 참여하셔서 맛을 내고 음식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함께 은혜를 누릴 수 있었어요. 제가 이번 복음캠프를 통해 본 것은 하나님의 열심이었어요. L국으로 출국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주방도, 진행팀도, 아기 돌봄의 섬김 모두 ‘힘에 지나도록’ 하게 하셨어요. 강사로 섬긴 선교사님도 4박 5일 동안 혼자 복음을 선포하셨는데 한글로 된 강의록을 보시고 L국 언어로 하면, 현지 소수민족 청년이 다시 통역을 했어요. 선교사님은 녹내장이 있는데도 힘에 지나도록 자기를 드린 거죠. 할 만하고 여유 있는 때보다 어려울 때 주님이 일하시는 것 같아요. 캠프 준비도 다 되지 않았는데 ‘정말 이때에 해야 하나?’ 그런 질문이 들기도 하고, 아프고 힘들고 어려운 감정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이 결론이 아니죠. 내 마음이 진리 쪽으로 엎어지는 은혜를 주셨어요.”

모두 힘에 지나도록섬김 통해 기쁨 누려

– 캠프가 끝난 후에는 어떠셨나요?

정: “마지막 날 저녁 후기모임을 하는데 평소에는 예배 끝나면 집에 가기 바빴던 사람들이 자리를 떠날 줄 몰랐어요. 부족어로 통역했던 형제는 ‘통역으로 부르신 줄 알았는데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시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고, 사람들은 주일예배에서도 복음을 계속 들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해요. 한 청년은 나중에 그렇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면서 캠프에서 들은 복음 내용을 노트로 정리하고 있다고 해요. 어찌 보면 우리처럼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독교적 배경이 많지 않고, 누군가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오고, 젊은이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인간의 사랑으로 이해하기도 했지만 주님이 그들을 살리시고 신부답게 빚으실 것을 믿어요. 우리에게는 당장 그들이 변화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지만, 나 역시 옛 사람의 흔적이 지워지는데 시간이 걸린 것처럼 그들도 복음을 살아내기까지 일하실 주님을 믿고 계속 기도하고 있어요.”

‘예힘’팀은 8월 21일~9월 11일까지 총 3주간 복음과 기도로 L국을 섬겼다. 캠프 후에는 L국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느헤미야52기도로 섬겼다. 그곳에서 뎅기열에 걸려 심하게 앓기도 했다. 캠프를 섬겼던 L국의 젊은 자매 선교사도, 연로한 선교사님도 모두 뎅기열을 앓았다. C.T.스터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날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죽으신 것이 참으로 사실이라면, 내가 그를 위해 바치는 희생은 그 어떤 것도 지나친 희생일 수 없다.”고 했다. 힘에 지나도록 십자가에 아들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마음에서 시작된 그 ‘열심’이 오늘도 열방을 향해 흘러가기에 우리의 생명도 힘에 지나도록 드려지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복음기도신문]

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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