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자리 지키며… 행복한 선교사의 삶 누린다”

▶ L국 이른 새벽부터 공양하는 사람들과 승녀들의 탁발(托鉢) 행렬

[216호 / 선교통신]

제가 설거지 할까요? 청소할까요?

선교사님은 답했다. “됐습니다.” 그냥 가만 있으라는 것이었다. 무엇도 쉬운 일은 없었다. 시집 온 심정으로 67세라는 나이에 선교사로 순종해 L국에 왔다. 조건 없는 연합과 섬김의 부르심에 순종했다. 기도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십자가 사랑 받은 자의 순종의 걸음일 뿐이었다. 복음과 기도의 두 기둥으로 나 자신부터 견고히 세워지는 게 우선임을 알게 하시고 기도의 무릎을 꿇게 하셨다. 늘 해왔던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24·365기도를 혼자 시작했다. 어느 날 조심스럽게 선교사님께 함께 기도하기를 요청했다. 시간을 정하여 연합기도가 시작됐다. 그리고 또 이미 선교사님께서 해오던 느헤미야52기도정보 책으로 기도하는 기도도 매주 수요일에 하게 됐다. 이어 화요기도, 금요기도가 시작됐다.

한번은 아웃리치팀이 방문해 한 주간 느헤미야52기도를 드렸다. 그때 주님께서 나를 이곳에 보내신 이유가 이 땅의 기도의 집들이 회복되는 일 때문이라는 마음을 주셨다. 곧바로 순종하기로 결단하고 섬기던 교회 사모님과 둘이서 매주 목요일에 저녁기도를 시작했다. 목표는 복음 앞에 한 사람이 일어서는 것이었다. 1년 후 기도의 사명을 받고 한 사람이 선교단체를 통해 파송 받아 입국했다.

이 땅의 명절 기간에 교회 식구들과 16명이 2박 3일 동안 느헤미야52기도정보 ‘복음의 영광’편으로 복음을 나누며 기도했다. 이것이 불씨가 되어 한 달에 한 번, 24시간 기도로 이어졌다. 이 기도는 5년이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대 청년 선교사들은 4년 동안 새벽시간을 맡아 기도했다. 평균 15~16명 정도가 참여해 기도의 기쁨을 누렸다. 우리는 함께 기도하자고 요청하는 어느 곳이든 바퀴 달린 교회처럼 달려가 기도했다. 정해진 것은 매월 1회이지만 어느 때는 2~3회 기도할 때도 있다. 망설일 때도 있지만 주님께서 기도를 쉬지 않도록 이끌어 가셨다.

지금은 연합이라는 단어가 아름답고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2~3년 전만해도 연합이라는 말조차도 부끄러운 시간이 있었다. 1~2년 동안 나는 단 한 사람과도 연합 할 수 없으며 단 한 사람도 사랑할 수 없는 존재임을 비참하게 경험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중에서도, 누가 비웃는다 해도 주님은 기도의 자리를 지키게 하셨다. 정한 시간에 하나님 나라와 그의 뜻을 구하는 자리, 어떤 비참한 상황 가운데 있어도 염치 불구하고 주님과 약속한 기도의 자리는 잃었던 십자가 사랑을 얻는 자리였다. 복음을 살아내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 하고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진리를 발견하게 되는 축복의 시간이었다. 이제는 수도권에서만이 아니라 지방이나 이웃나라까지 가서 기도하게 하신다.

9월에 한 주간 M국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70대 노년의 선교사님이 기도의 자리에서 회복되는 복음의 영광을 보게 하셨다. 선교사님은 10년 전 그곳에 땅을 사 놓고 고아들을 섬기기 위해 호스텔을 건축하기 위해 기도하셨다. 하지만 여러 일들로 상황이 풀리지 않다가 10년 만에 드디어 호스텔을 건축하게 됐다. 네 명의 고아와 가난 때문에 학교도 못가는 아이들 10명을 양육하며 돌보고 계셨다. 하지만 선교사님의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쳐계셨다. 그곳에서 선교사님과 함께 60시간 동안 기도했다. 그분은 기도의 자리에서 십자가로 달려가셨다. 노년의 선교사님이 십자가로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넘기는 영광을 보며 이 걸음을 더욱 멈출 수 없게 하셨다.

뎅기열에 걸려 쾌치 않은 상태로 누워 기도하는 중에도 기도 중에 완전히 회복되는 은혜를 주셨다. 몸은 지쳤지만 주님의 영광을 보는 기쁨은 육체를 능히 정복케 했다. 기도에 참여한 사람마다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그 속에 끼어 나도 저절로 행복하다. 이렇게 복음과 기도면 충분하며 복음을 누리는 행복한 선교사가 되게 하신 주님을 찬양한다. 하나님 나라 부흥과 선교완성 되는 그날을 소망한다! 마라나타! [복음기도신문]

윤안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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