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때에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일러스트=노주나

[223호 / 나는 기도하리라 (1)]

이집트 제국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던 그 한복판에서 하나님은 기적적인 권능으로 400년 노예생활을 하던 언약 백성 수백만 명을 건져 뽑아내셨다. 죽음을 눈앞에 둔 늙은이 한 사람, 양 새끼 한 마리까지 놓치지 않으시고 고스란히 빼내어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옮기셨던 출애굽의 역사는 인류역사에 다시 볼 수 없을 만큼 드라마틱했다.

가장 참담하고 비극적으로 타락해 버린 사사시대

역사상 이런 은혜를 입은 나라는 일찍이 없었다. 그러나 약속의 땅 가나안에 세워진 나라 이스라엘은 사사(士師)들을 통해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시는 신정왕국(神政王國)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가장 참담하고, 가장 어둡고, 가장 비극적으로 타락해 버렸다.

여호와 신앙의 상징이자 예배의 중심이었던 성막은 더 이상 찾는 자들이 없었고, 꺼져가는 촛불처럼 대제사장 아론의 후손의 명맥(命脈)만 간신히 이어가고 있었던 엘리는 영적 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채 다만 여호와의 전 문설주 곁 의자에 앉아 있었다(삼상 1:9).

이스라엘의 마지막 등불로 여겨졌던 엘리 가문, 특히 그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위기의 가장 끝자락에서 마지막 절망을 더했다. 눈에 안 보이는 하나님을 전혀 인식할 수 없었던 그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무참하게 짓밟고, 조롱했다. 두 아들을 하나님보다 더 소중히 여겼던 엘리는 자식들의 망령된 짓을 보고도 막지 않았다. 하나님은 분노하셨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이스라엘 중에 한 일을 행하리니 그것을 듣는 자마다 두 귀가 울리리라 내가 엘리의 집에 대하여 말한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 날에 그에게 다 이루리라 내가 그의 집을 영원토록 심판하겠다고 그에게 말한 것은 그가 아는 죄악 때문이니 이는 그가 자기의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그러므로 내가 엘리의 집에 대하여 맹세하기를 엘리 집의 죄악은 제물로나 예물로나 영원히 속죄함을 받지 못하리라 하였노라 하셨더라”(삼상 3:11~14)

마지막 등불과 같은 역사의 해답을 가진 교회

희망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역사상 가장 완전한 하나님의 법을 받고, 가장 완전하신 여호와 하나님이 친히 다스리시는 나라에서 살았던 언약 백성 이스라엘의 총체적 타락은 그 누구도, 어떤 방편으로도 회복이 불가능했다. 내일이 보이지 않고, 한 줄기 빛조차 비치지 않는 때에 하나님은 과연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

작금(昨今)의 이 나라의 현실은 비관적이다. 사사시대와 방불(彷佛)하다. 십 수 년 동안 ‘다시 복음 앞에 돌아가자, 본질로 돌아가자, 회개하자.’고 외쳐왔다. 그러나 이 시대의 교회는 회개할 힘이 없다. 기도할 힘이 없다. 마지막 이 시대, 역사의 해답을 가진 교회가 못 일어나면 누가 이 위기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을까. (2018년 1월) <계속> [복음기도신문]

김용의 선교사
(순회선교사. LOG미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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