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드러내고 싶어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을 세우는 오후경 선교사(채널 앤써 국장)

충남 서산의 한 폐교. 주위 환경과 전혀 걸맞지 않는 곳에 위치한 방송국 ‘채널 앤써(Channel ANSer)’를 찾았다. 화려한 조명이나, 수 십대의 카메라나, 수많은 인파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펠릿난로가 피워진 따듯한 사무실에서 군고구마를 준비하고 취재진을 맞는 환한 웃음의 선교사들을 볼 수 있었다. 올해 초 만들어진 채널 앤써의 이야기로 들어가본다.

– 채널 앤써가 무슨 뜻인가요?

“‘일어나 빛을 발하라’라는 뜻의 ‘Arise and Shine’에 ‘-er’을 붙여서 ‘일어나 빛을 발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먼저 우리가 빛을 발하는 사람으로 일어나자. 그리고 우리의 일어남이 유튜브를 통해 표출되어서 다른 사람도 일어날 수 있게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방송국은 올해 5월에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이곳에 오기 전에는 순회선교단 서남아시아지부을 맡고 있었어요. 올해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고 선교단체 내부적으로도 사역을 잠깐 멈추는 시간이 겹치면서 주님의 일하심을 지켜보게 됐어요. 전 세계적으로 움직임이 멈추어졌는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있었어요. 유튜브였어요. 유튜브에 트래픽이 강한 지역일수록 코로나로 인한 제재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작년 말에는 사람들이 네이버 검색보다 유튜브 검색을 많이 한다고 들었어요.”

앤써, 일어나 빛을 발하라

– 그런 움직임을 보시고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거군요.

▲ 예배 실황을 촬영하고 있는 채널 앤써. 제공: 채널 앤써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이런 비상한 때에 뭐라도 해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움직임이 생기면서 기존 김용의TV를 통해 먼저 ‘비상한 때, 비상한 기도’ 집회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시편 말씀을 중심으로 한 ‘매일 기도’라는 콘텐츠가 매일 게시됐어요. 그러면서 지금이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보이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뛰어 넘어 대륙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우리가 결국 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에게 복음의 진리를 듣게 하고, 자신이 목마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었어요. 그러면 기도하게 되고, 주님 앞에 서게 되는 일이 일어나니까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중요한 사역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 봉쇄령이 내려진 국가도 많았으니 유튜브가 좋은 복음의 통로가 됐겠네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진리를 들으면 좋겠는데, 목마르지 않으면 어떻게 한 시간이 넘는 메시지를 보겠어요. 그래서 메시지를 들을 수 있도록 중간 매개체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면서 태스크포스팀이 만들어졌어요. 그 팀이 방송국 채널 앤써가 된 거죠. 현재 앤써는 모두 순회선교단에서 파견된 전임 선교사들로 구성됐어요. 어떤 형태든 복음의 내용을 담아 만들어보자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봤어요. 순회선교단의 선교, 기도 훈련학교에서 했던 ‘묵상’ 강의가 있었어요. 묵상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포인트가 있는데 10분씩 찍어서 해보자며 묵상이라는 콘텐츠를 시작했어요. 또 한 주 동안 진행된 성경일독학교를 토대로 성경 각 권마다 담겨있는 하나님의 마음과, 인물 등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만들었어요. 또 선교사들의 일상이나 간증들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소개하기도 했어요. ‘저 행복해요’라는 제목의 영상은 세상적인 조건 때문에 행복한 게 아니라 그리스도 때문에 행복하다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인터넷을 복음의 통로로

-사람들의 반응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조회수와 댓글로밖에는 확인하지 못해요. 물론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성경이 답하다’는 콘텐츠는 조회 수가 어느 이상을 넘어가지 못해요. 조회 수가 높다고 좋다기보다는 심도 있는 성경의 진리의 내용까지 찾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니까, 더 많은 사람이 이런 진리를 찾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러나 처음부터 심각한 것을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캐주얼한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해요. 쉬운 콘텐츠를 보면서 그 영혼 안에 있는 하나님에 대한 목마름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이에요. 아무리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도 재미로 끝나진 않아요. 그 안에 복음의 진리와 믿음의 삶이 녹아져있죠.”

– 영혼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군요.

“재밌고 부드럽게 다가가지만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력을 접하면서 이 사람들에게는 기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노출시키고 싶어요. 모든 음식을 차려놓고 원하는 것을 먹을 수 있게 해놓는 것이죠. 이런 것들을 통해 십자가 복음이 뭐라고 말하는지 한 시간 넘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에요. 영혼에 대한 목마름을 몰랐던 사람들이 자신이 목마르다는 것을 발견하길 바라요. ‘이 사람들이 뭘 붙잡았길래 이렇게 살아가지?’ 이런 궁금증에 부딪치다보면 십자가 중심에 부딪치게 돼서 복음을 만나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곳까지 갈 수 있는 처음 한, 두 단계 역할이 유튜브라고 생각돼요.”

-사역하시면서 어떤 열매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열매는 따로 없어요. 콘텐츠가 열매도 아니에요. 이 영상들을 보고 어떤 도전을 받고 삶의 현장에서 빛을 발하는 사람들이 일어났을지는 우리는 잘 몰라요. 그러나 주님이 우리를 응원해주시려고 간간히 소식들을 듣게 해주세요. 댓글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어떤 분이 일부러 핸드폰을 두 개 가지고 다니신다고요. 하나는 전화용, 하나는 김용의TV에서 ‘복음의 진수’를 보시려고요. 어렵고 혼미한 때 이것을 붙들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은혜를 나눠주셨어요. 또 멕시코에 계신 한 목사님은 ‘비상한 때, 비상한 기도’를 멕시칸들이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번역하고 싶다는 문의도 왔어요.”

– 영상작업이 많으신데, 사역자들은 촬영이나 편집을 해보셨던 분들인가요?

▲ ‘오늘의열방’ 영상을 편집하고 있다. ⓒ 복음기도신문

“그렇지 않아요.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프로그램을 배우고 2주만에 영상을 만들기도 해요. 미디어의 ‘미’자도 모르는 사람이 와도 다 해낼 만큼 어렵지 않아요. 원리를 이해하면 그 다음부터는 창의적으로 할 수 있어요. 다만, 이것에 대한 마음만 받고 주님께로부터 부르심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혼미한 시대에 진리를 외치다

– 사역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미디어 사역에서 조심하고 있는 부분은 있어요. 결과물이 보이는 것이어서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든요. 편집에는 끝이 없어요. 시간을 들일수록 풍성해져요. 영상을 만들다보면 자기만족이 될 때까지 가고 싶어요. 그러나 방송은 섬김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복음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도록 편집해야 해요. 읽고 싶고, 듣고 싶고, 마음에 와 닿아야 해요. 대충 찍으면 메시지가 안 들리거든요. 찍기 전부터 어디에 글씨가 들어갈지, 어떤 타이포그라피를 넣을지, 이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촬영해요. 복음을 듣게 하기 위해 섬기는 거니까요.”

– 그러면 이런 사역을 하시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뭘까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쁘지 않고, 그 생명이 내게 은혜가 없고 감동이 없으면 영상을 작업해서 내보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예배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침에 충분히 말씀 앞에 서고, 각자가 주님을 만나고 교제하는 기쁨으로 일어나는 사람으로 먼저 서야, 우리가 또 다른 사람들을 ‘엔써’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드러내고 싶은 거예요. 유튜브는 있는 모습 그대로 찍어서 올려도 돼요. 아직 우리는 전형적인 틀을 못 벗은 것 같아서 아쉬워요.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각 사람이 주님을 만난 은혜가 가감 없이 올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문제는 카메라를 들이대면 사람들이 긴장한다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각 사람 안에 있는 예수 생명을 나타낼 수 있을지 기도하고 있어요.”

– 앞으로 계획과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라디오를 할 생각이에요. 복음기도동맹들의 소식들을 모아서 소개하고, 신청곡도 듣고, 사연도 받고,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긴급한 상황들도 기도제목으로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섬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빛을 발할 수 있는 사람 ‘엔써’로 세워지도록 기도해주세요.”

채널 앤써에서 각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방송국을 섬기면서 주님이 주신 은혜를 들어봤다.

엄윤덕: “‘성경이 답하다’를 맡고 있습니다. 강의를 진행하시는 강정구 선교사님이 이 코너를 하면서 성경 통독을 시작했다는 얘기를 듣고 강의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말씀 앞에 서는 증인을 보게 됐어요. 저도 편집뿐만 아니라 같이 성경을 통독하며 함께 은혜를 누리게 됐어요. 저뿐 아니라 이 영상을 통해 은혜 받은 한 분이 영상에 댓글을 남기셨어요. 카자흐스탄에 계신 분이었는데, 러시아어로 ‘성경이 답하다’를 번역해서 자막을 넣어주면 안되겠냐고요. 또 ‘성경이 답하다’의 내용을 가지고 코로나 기간에 미국에서 성경공부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보이지 않게 주님이 행하신 일들을 보면서 감사했어요.” [복음기도신문]

<이상 238호에 게재>

장태희: “‘오늘의 열방’과 ‘느헤미야52기도’를 맡고 있어요. 영상 제작은 이곳에 와서 처음 해봤어요. 처음에 배우면서 할 때는 기사 내용보다는 어떻게든 프로젝트를 마치는 데만 급급했는데, 조금씩 익숙해지고 나니 열방의 소식들을 보게 되고 기도할 마음도 얻게 되면서 함께 기도하게 되는 은혜를 누리고 있어요.”

박남희: “‘어린양 따르는 사람들’과 여러 영상을 맡고 있어요. 댓글을 통해 주님이 행하신 일을 보기도 해요. 예전에 아이들의 묵상에 대한 내용과 엄마들의 묵상 양육법에 대한 영상이 올라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아이 둘을 키우며 아이들과 묵상을 했던 한 어머니가 댓글을 남기셨어요. 이런 것을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었다며, 혼자인줄 알았던 이 길 속에 갑자기 빛이 비추어져서 동료들을 보는 느낌이었다고요. 영상을 찾게 된 그날이 최고의 날이라고 고백하셨어요. 그 외에도 많은 댓글에서 힘이 난다고 고백하기도 하세요. 은혜의 통로로 삼아주셔서 감사했어요.”

Y.K.

▲ 채널 앤써를 섬기고 있는 선교사들. 제공: 채널 앤써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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