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가득한교회는 매년 달력을 만든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 주님이 올 것을 기다리며 세계 복음화를 완성하자는 초대 교회의 신앙을 그대로 이어받아 전 세계에서 복음을 전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달력에 담아냈다. 조성욱 목사는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달력 안에 담긴 선교 현장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먼저 목사님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참으로 되는 게 없는 재수 없는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군에서 기적적으로 주님을 만났습니다. 주님 은혜 아니었으면 사고로 죽었을텐데, 하나님이 살려주셨어요. 주님이 그때를 잊지 않도록 지금도 그 상처를 그대로 남겨주셨습니다.” 조 목사는 설명하기에 앞서 사고 당시에 남은 흔적 중 하나인 발등의 흉터를 보여줬다.
“당시 포를 쏘는 훈련은 가짜 탄에 화약만 넣어서 발사했습니다. 보통 후임들은 목표지점에 떨어진 탄피를 주워 와야 했어요. 그때 제 앞서 가던 제대를 며칠 앞둔 고참 선임이 과거에 떨어진 불발탄을 발견해 흙을 털던 중 그만 탄이 터져버렸어요. 그 고참 선임은 그날 사고로 사망하고, 저는 폭음에 너무 놀라고 파편을 맞아 기절을 했습니다. 파편이 발등의 뼈에 박혔는데, 지금도 제거하지 못하고 있어요. 평소는 통증을 못 느끼지만 다른 것이 닿으면 불편해서 이불을 덮지 못해요.”
폭탄 사고에서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어요
– 파편이 다른 곳에 튀지는 않았나요?
“헬기로 병원에 이송된 이후 슬픔과 놀람과 충격으로 만감이 교차하던 상태였어요. 병원에서 소지품을 빼고 환자복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다시 한 번 놀라운 흔적을 보게 됐어요. 가슴 주머니에 있던 성경암송카드를 빼는데 거기에 파편이 박혀 있는 거예요. 바로 심장 위치였어요. 그 암송카드는 사고가 나기 5일 전 휴가를 갔다가 사왔던 거였어요. 그것도 기독교백화점이란 곳에 난생 처음 가서 사본 성구카드였어요.”
– 그 말씀카드가 목사님 생명을 살린 거군요.
“군대에서는 10분간 휴식을 하면 전부 담배를 피웁니다. 별로 신앙은 없었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던 저는 그때 할 게 없어서 성경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등병 때는 갈급하니까요. 성경책을 들고 훈련을 못하니까 기독교백화점에 가서 암송카드를 산 거예요. 100장짜리 카드가 한 장 한 장 코팅이 되어 있으니 꽤 두텁잖아요. 그걸 가지고 10분간 휴식 때마다 한 번씩 보고 암송하려고 넣고 다녔어요. 환자복으로 갈아입으면서 비닐인데 왜 이렇게 거칠거칠하지? 생각하면서 말씀카드를 꺼냈는데, 그때 그것을 보는 순간, 온몸에서 전율이 일어났어요. 내가 죽은 목숨이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기적적으로 살아나신 거군요. 이후 어떤 시간을 보내셨어요?
“침대에 누워서 고민하기 시작한 거죠. ‘나는 평생 재수 없었던 놈인데 이건 재수 좋아서 산 게 아니라 저 위에 계신 분이 나를 살리신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말이 아닌가. 남은 몰라도 나는 믿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제가 하게 됐어요. 뼈 중간에 박혀 있는 포탄 파편을 빼기가 어려워 9개월간 병원에 누워있었어요. 그 시간 동안 깊이 저를 돌아보기 시작한 거죠. 그동안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고 믿어지지 않으면서도 또 한편으로 살아 계시다고 해도 ‘왜 나한테 이러셨어요.’라며 원망스러워 했어요. 그러면서 스스로 성경을 찾거나 은혜를 구하거나 이러질 못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하나님을 알려고 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정말 닥치는 대로 성경을 보고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환자복을 입고 군대 내에 있는 병원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엎드려서 기도하는 중에 방언도 받고, 몇 시간씩 기도하고, 계속 성경을 보면서 하나님이 은혜를 많이 주셨어요.”
– 주님을 만나셨군요.
“하나님의 살아 계심과 하나님이 나를 살려주셨다는 사실이 믿어졌어요. 그러면서 ‘왜 살리셨지?’ 그런 질문이 생겼어요. 그래서 저를 살려주신 이유를 찾기 위해 성경을 보는 중에 모든 믿는 자에게 ‘모든 민족으로 가서 제자를 삼으라’고 하시는 마태복음 28장을 보게 됐어요. 하나님은 ‘세계 복음화, 주님의 다시 오심을 원하시는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것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어떻게 세계 복음화를 할까? 저는 어릴 때부터 왕따를 많이 당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대화하는 게 어려운 저에게 세계 복음화를 하라고 하니까 고민이 됐어요. ‘전도가 힘들지만 내 성향이 힘든 것이지, 하나님이 하시면 되지.’ 그런 담대함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세계 복음화를 할 수 있나 고민하면서 기도했어요.”
저를 살려주신 이유, 세계 복음화 때문이었어요
– 세계 복음화의 비전을 갖게 된 거군요.
“제대 이후 복학해서 대학시절부터 열심히 전도하고 나중에 신학을 하고 2004년 12월 5일에 복음가득한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부터 ‘개척교회도 세계 복음화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세계 복음화를 고민했어요. 그러다 2012년에 말도 안되는 해외 사역에 도전했어요. 세계 복음화를 위해 한번 시도해 보자며 몇 명의 목사님들이 마음을 모아 이 시대의 강대국인 미국에 가기로 했어요. 그곳에도 분명히 이 복음을 깨닫고 그 나라와 시대를 살릴 주님의 제자가 있다는 믿음으로 가장 시급한 지역으로 들어가기로 했어요. 기도하는데 주님이 모두의 마음속에 마이애미를 생각나게 하셨어요. 일단 2주간의 비행기 티켓을 끊어서 갔는데 주님이 준비하신 영혼을 안 찾으면 들어오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며 갔어요.”
– 대단한 포부로 나가셨네요. 준비된 영혼을 만나셨나요?
“처음에는 대학에도 가보고 부자들도 만나보려고 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다가 그곳에 100만 명이 넘는 쿠바인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쿠바 교회를 만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쿠바 교회를 검색하다가 ‘에코 쿠바’라는 단체를 알게 됐어요. 단체 대표인 테오 박사가 우리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 제니퍼라는 간사도 우리 이야기를 듣고 울더군요. 전날 담임 목사님이 ‘교회 밖에서 죽어가는 영혼들을 전도하지 않은 것을 회개하자. 전도하자.’고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전도하겠다고 나타났으니까요. 우리 얘기를 듣고 소름이 끼친다면서 하나님이 보내주셨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제니퍼는 우리를 바로 교회 담임 목사님에게 연결시켜 줬어요.”
– 쿠바 목사님을 만나셨군요.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하네요.
“까르도나 목사님이셨는데, 이 분을 통해 집회를 하게 됐어요. 그런데 이 집회를 통해 가장 은혜 받은 분은 그 목사님이셨어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과 반드시 우리 주변에 복음을 듣기로 준비된 영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고 하더군요. 그때 교회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전도의 역사가 일어났고, 집회하는 일주일 동안 교회를 통해 약 200명 이상이 예수님을 영접했어요. 이후에 쿠바, 과테말라,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벨리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페루 등으로 100개국의 문이 열렸어요.”
지금 전 세계 100개국에 복음을 전하게 됐어요
– 그 내용들이 달력에 있다는 거죠. 이제 달력 설명을 들을 수 있겠네요.
“하나님께서는 당대 세계 복음화의 사역을 너무 원하고 계시고, 지금 우리의 걸음을 통해 그 사역을 이루고 계십니다. 그 발자취를 매년 달력에 담았습니다. 매년 1월 달력에는 복음과 당대 세계 복음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2월 달력에는 작년에 인도에서 진행한 아시아 두란노 대회 사진입니다.”
– 교회가 이런 대회를 주관하고 있군요.
“우리 교회는 세계 선교를 섬기면서 다른 조직이나 단체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일만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진행하면서 국가 전도운동을 하게 됐는데, 그것은 나라가 영적으로 빨리 성장하는 것을 돕자는 것이죠. 이것은 한 나라에서 제자를 찾는 것인데, 그 제자 한 명이 그 나라를 복음화해서 자생할 수 있을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다른 나라의 제자들이 들어가서 자비량으로 1~2주 도와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복음을 전하며 그렇게 새로 발견된 제자들을 본국에 있는 팀에게 연결해주고 나오게 됩니다. 복음화를 이룰 수 있는 최소한의 인프라만 구축해주고 나오는 것이죠. 국가적으로는 한 번만 도와주고, 외부에서 들어가는 비용은 우리 교회가 감당해 왔습니다.”
–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그랬군요. 다른 모임은 또 뭐가 있나요?
“전 세계 대륙의 제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꿈브레라는 대회가 있습니다. 꿈브레는 스페인어인데요, 영어로는 서밋(summit), 최고, 정상이라는 뜻입니다. 사역이 스페인어권에서부터 열리다보니까 꿈브레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습니다. 꿈브레는 각 나라의 대표 제자들만 모이는 모임이에요. 2019년 같은 경우는 꿈브레에 85개국에서 160명 정도가 참여했어요. 지금까지 3번 정도 열렸어요.”
– 그러면 두란노 대회는 어떤 모임이죠?
“대륙별 모임이에요. 모일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모여서 각 나라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역사들, 각 나라 안에서 각 지역에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들을 서로 나누고 돕자는 것이에요. 그리고 기왕에 모였으니 전도를 해요. 만약에 이번에 과테말라에서 모인다고 하면 과테말라 전역에서 전도해요. 이렇게 전도해 보면 각각 나라들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전도하는지를 서로 배우고 발전하기도 합니다. 해외 제자들하고 과테말라 제자들을 팀으로 묶는데, 이 모임 안에서 교제가 일어나요. 100~200명의 대륙의 제자들이 현지인들 집에 머물면서 전도를 하고, 나중에 대회로 모여요. 그때는 전도하면서 일어났던 일들, 자기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개인적으로 교제하고 말씀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생활하고 전도하는 것 자체가 큰 축복입니다. 두란노 대회는 중남미 중심으로 진행되다가 지금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도 진행됩니다.”
– 놀랍네요. 각 대륙을 넘어 세계에서 모여서 전도를 하다니요. 다른 일들도 있나요?
“아이들도 함께 세계 복음화해야 되지 않나 해서 시작된 게 피니셔(Finisher) 사역입니다. 이것은 움직이는 학교입니다. 해외 사역들이 많다 보니, 제자들이 올 때 자녀도 함께 옵니다. 전도도 하고 집회도 하지만, 이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도 하는 것이죠. 우리 아이들과 현지 아이들을 함께 놓고 굳이 이야기하자면, 성경학교 비슷하게 복음을 풀어내는 식으로 진행했어요. 학부모들이 많이 힘들어 했지만, 반응이 좋아서 이제는 여러 나라에서 자체적으로 피니셔 사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대륙별 모임, 다음세대까지
– 자연스럽게 다음세대 사역까지 이어졌군요. 지금은 온라인 모임이 많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온라인 사역을 해야겠다고 계획하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에 와 있는 나이지리아의 토마스 목사님 때문에 시작이 됐어요. 지금 박사학위 공부 중인 목사님이 코로나가 터졌을 때, 이때 할 수 있는 세계 복음화가 뭘까 생각하다가, 온라인 화상회의로 영어권 모임을 시작하게 됐어요. 매주 토요일마다 하는데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주보에 우리 교회가 관여하는 온라인 모임 30여 개가 시간대별로 소개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자생적으로 대륙별로 하는 온라인 모임이 많습니다. 중남미는 자생적으로 모임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고, 아프리카도 우리가 몇 나라만 돕고 있어요. 우리가 메시지를 하거나 돌보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메시지를 섬기기도 하지만, 다른 나라 제자들이 메시지를 섬겨주면서 서로 돕고 있습니다.”
– 여러 나라 모임에 메시지를 섬기신다면, 통역도 필요하겠군요.
“스리랑카의 경우 보통 언어를 하면 영어를 다 쓸 수 없으니까 3중, 4중 통역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메시지는 15분하면 되지만 통역 때문에 한 시간씩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 명을 보고 섬기게 됩니다. 그 한 명을 통해 이 민족의 문이 열리고, 사역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서 굉장히 뿌듯합니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도 사역이 활발합니다.”
– 오프라인 사역 이야기도 해주세요.
“지금도 사역자들은 생명 걸고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도 온라인 사역이 많이 진행됐지만, 인터넷 사정이 약해서 오히려 오프라인으로 사역을 많이 하고 있어요. 한국에 왔다가 복음을 만난 라이베리아 프린스 목사가 있습니다. 한국에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는데, 복음을 받고나서 자기 나라를 살려야 되겠다고 돌아갔어요. 그런 중에 막내를 잃었어요. 1년 후에 첫째를 잃었어요. 그런 어려운 상황인데 그 1년 동안 라이베리아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어요. 올 1월에 첫째를 잃었는데, 며칠 만에 순회하는 사진이 올라왔어요. 최근에는 사모님이 심장 문제 때문에 병원에 입원을 했어요. 이런 고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사역을 하고 있어요.” [복음기도신문]
<이상 250호에 게재>
– 우리나라에 오신 선교사님들이 생각나네요. 자녀를 이 땅에 묻으면서도 복음을 전하셨죠. 아프리카 상황을 설명해주세요.
“아프리카에서 우리 교회와 연결 돼 있는 나라가 30~40개국 됩니다. 북아프리카 몇 나라 빼고는 전역에 제자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 나라는 10개 정도 됩니다. 사진에서 보시듯 2018년까지 연결된 아프리카 지역입니다. 흰색 빼고는 다 연결돼 있습니다.(사진)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 가나, 코트디부아르 사역이 활발합니다. 동부에는 우간다, 탄자니아, 부룬디, 르완다, 또 남쪽에는 말라위, 남아공에서 사역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간다의 리더는 에코파이에요. 우간다는 70% 이상이 젊은 세대에요. 내전 때문인지 20대 이하 인구가 많아요. 그래서 지금 젊은 청년들이 복음을 받아서 굉장히 뜨겁게 사역하고 있어요. 앞으로 우간다가 아프리카 전체를 견인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젊은 세대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매주 수십개국의 간증 나눠
– 다른 지역 사역들은 어떤가요?
“아시아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역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활발한 나라가 인도입니다. 그 다음으로 네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중국, 말레이시아, 쿠웨이트, 미얀마 등 10개국 정도에서 복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파키스탄이 연결된 건 신기한 일이었어요. 칠레에서 우리가 집회하고 있을 때 파키스탄 사람 한 명이 집회에 참석을 하게 됐어요. 파키스탄 목사였는데 어떻게 칠레에 왔는지 물어보니까 파키스탄에서 열심히 전도하다가 테러를 두세 번 당한 거예요. 그러다보니 외국 선교사들이 이 사람을 그냥 두면 위험할 것 같다고 스페인으로 보냈어요. 그렇게 스페인에서 17~18년 살면서 1년에 한두 번씩 파키스탄에 와서 사역을 도와주다보니 꽤 열매가 있었던 거죠. 이런 증거를 가지고 브라질에서 큰 선교대회에 참여했다가, 거기에서 만난 친구를 따라서 칠레에 잠깐 와서 예정에도 없는 우리 집회에 참여하게 됐어요. 메시지를 듣고 찾아 왔어요. 이제야 정말로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겠다. 내 가슴에 불이 탄다면서 파키스탄과 스페인에도 들어와 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때 우리는 중남미 사역을 한창 하고 있었는데, 칠레까지 아시아 사람이 찾아와서 요청을 하는데 거절할 수 없더군요.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여기고 파키스탄에 들어가게 됐어요.”
– 사도행전에 나오는 마게도냐 환상같은 일이 일어났군요?
“근데 문제는 제가 한국말로 하고, 스페인어로 통역을 한 것을 이분이 다시 파키스탄어로 통역을 하는데, 제가 한마디 하면 4~5문장으로 길게 하는 거예요. 메시지가 전달이 안 되는 것을 보고 한국에 돌아와 파키스탄 통역을 찾았어요. 무조건 안산외국인센터로 가서 파키스탄 사람 중에 한국어를 잘하고, 1~2주 시간을 낼 수 있고, 신앙인으로 사람을 찾는다고 했더니 파키스탄 담당자가 바로 자기가 그런 사람이라고 본인이 하겠다고 자원을 했어요. 알고 보니 이분 아버지가 파키스탄에서 선교단체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 하나님의 선한 손이 인도하셨네요.
“그분과 함께 들어갔어요. 그리고 그 단체가 지금 기독교 단체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복음을 전하고 있어요. 제가 갔을 당시 우리가 있던 곳에서 불과 2~3km 옆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났어요. 길을 가는데 안내해주던 분이 한 굴뚝을 가리키면서 얼마 전에 저기서 사람이 불타서 죽었다고 이야기 해주더군요. 신부가 무슬림이고 신랑이 크리스천이었는데 명예살인으로 죽임을 당한 거였어요. 그래서 우리가 갈 때는 신변 요청을 하고 지역을 옮길 때 경찰이 호위를 해주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사역을 몇 번 하고 빠져 나왔는데, 한 분은 명절마다 계속 들어갔어요. 그렇게 사역이 계속 일어나고 있어요.”
– 이렇게 국제적으로 사역이 진행되려면 연합단체 같은 게 필요하지 않나요?
“우리가 살아있을 때, 세계 복음화를 하려고 하면 수많은 선교단체와 교단이 서로 돕는 형태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색깔을 없애고 누구든지 복음의 내용을 단순하고 깊이 있게 전달하고 주님이 다시 오시는 것에 정확하게 방향을 설정하게 만들고, 마태복음 28장 말씀처럼 전도를 펼칠 때 예수의 제자가 있음을 믿고 도전하게끔 이것만 전달하자. 같이 하고자 할 땐 우린 돕는 자가 되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순수하게 자비량으로 돕고 빠져나오다보니까 조직은 없는데 모두 가족처럼 됐어요. 그러다보니 어떤 단체에서든지 환영하고 좋아해요. 전 세계에서 연결된 사람들이 교단 배경은 모두 다른데 복음으로 하나가 됩니다. 크진 않지만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에도 문이 열려있습니다.”
전 세계 모두 복음으로 하나되는 연합
– 그러면 어떻게 전 세계 사역자들과 연락을 하고 계시나요?
“우리는 전 세계에서 사역이 일어나고 있으니까 보고 받거나 컨트롤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역이 일어난 사람들이 자기 SNS에 올리거나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주면 그것을 한 주간 모아서 예배시간에 보고를 합니다. 토요일에는 교회 SNS방에 공유를 하고 주일 오후 예배 때는 각 대륙 상황을 보고합니다. 각 대륙은 담당하는 사역자들이 있는데 보고 자료를 보여주면서 주일에 보고하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매일 올라오는 소식들을 보면서 계속 기도가 되고 있어요. 네팔은 땅이 넓기도 하고 지대가 다니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어느 지역에서 사역을 한다고 하면 오토바이타고 12시간씩 가서 집회를 하는데, 이런 길 중에 호랑이나 동물들이 많이 나타나면 사람이 죽기도 합니다. 그냥 길만 어려운 게 아니라 호랑이가 출몰하는 길이라면서 기로를 부탁해옵니다. 생명 걸고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이런 연락을 받으면 도전이 되고 은혜를 받습니다.”
– 앞으로 비전과 기도제목을 나눠주세요.
“우리가 뭔가를 주도하기보다는 서로 도와야 하니까 우리교회가 섬길 수 있는 3가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먼저는 우리가 모델이 되어서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배경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어떤 나라에 사역이 필요하다고 하면 경제적으로든지 사역적으로든지 지원하는 거예요. 마지막으로는 플랫폼 역할이에요. 열방의 상황을 알리고 자연스럽게 당대 세계 복음화를 위해 서로 도울 수 있게 하는 역할로 섬기고 있어요. 우리는 전면에 나설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예수님을 올바로 믿고 올바로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도들이 삶이 안 되는 것은 믿음이 원인이고, 믿음은 복음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바른 복음이 전달되고 올바로 믿게 하고, 바르게 살게 한다면 그 역할을 누가하든지 상관없고요. 그 일에 일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뿐입니다.”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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