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

“영혼들을 섬기는 일에 복음이면 충분했어요”

복음으로 영혼들을 섬기는 김재영 선교사(브라질 마까파)

김재영 선교사는 미국에서 안식년을 마치고 한 달 전 브라질 마까파로 거처를 옮겼다. 브라질에서 이민 2세로 태어난 그에겐 그곳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선교사로 그 땅에 머물고 있는 지금,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오직 복음으로만 브라질의 영혼들을 섬기겠다는 김재영 선교사를 인터넷 화상으로 만났다.

– 어떻게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게 되셨어요?

“아버지가 브라질로 이민을 오시고 제가 태어났어요. 아버지가 신학을 하시고 제가 10살 때 아르헨티나 선교사로 가게 되셨어요. 아르헨티나에서 어떻게 보면 작은 목사 같은 한 친구를 만나게 됐어요. 항상 성경책을 들고 다니고, 성경을 외우고, 성경을 읽는 친구였어요. 나중에 목사가 되겠다고 했죠. 저도 재미있을 것 같다며 같이하자고 했어요. 그러다 15살 즈음 예배에서 목사님이 설교 도중에 선교사 콜링을 하셨어요. 선교사로 순종할 사람들을 강대상 앞으로 나오라고 했어요. 눈을 떠보니 강대상 앞에서 제가 기도를 하고 있더군요. 그때 모든 사람들이 놀랐어요. 모두 제가 목사를 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15살에 선교사로 헌신하기로 결단했어요

– 청소년 때 선교사로 헌신을 하게 되셨군요. 이후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일반적인 선교사가 아니라 의료 선교사에 대한 마음을 주셨어요. 그러나 주위의 많은 친구들이 의료 선교사를 꿈꾸고 있어서 다른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심리학을 공부하며 가정사역을 준비했어요. 그렇게 1997년에 한국으로 와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제 스승이었던 목사님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한국에 노동자로 온 페루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도와줄 수 있겠냐고요. 한국에 오기 전 파라과이에 있었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할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이주노동자를 섬기면서 신학공부도 하며 목사안수까지 받게 됐어요.”

– 보통은 신학을 하면 일반 교회에서 사역하는데, 이주민을 섬기셨군요.

“페루 사람들을 섬기는 중에 어떤 부부를 만나게 됐어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상담을 했었는데, 이 부부는 문제가 상당히 많았어요. 그러나 6개월 정도 상담을 하면서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상담도 잘 진행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늦은 밤 연락이 왔어요. 빨리 와달라고 하더군요. 큰일 났구나 싶어 가보니 아내는 머리가 부어 있고, 남편 손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어요. 남편이 외도한 사실을 아내가 알게 되면서 싸움이 벌어진 거였어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게 하고 수습을 하면서 이 사건이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상담이 잘 마무리됐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구나 생각하면서 몇 달 고민했어요. 결국 이 부부는 별거를 하게 됐고 얼마 후 두 사람과 각각 일대일 제자양육을 시작했어요.”

– 상담에서 제자양육으로 바뀌었군요.

“제자양육을 하면서 이들의 내면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드러나게 되고, 말씀 앞에서 회복되는 것을 보게 됐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제자양육을 받으면서 다시 합쳤더군요. 이것을 통해 심리학이 도움은 될 수 있어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가정사역도 말씀이 아니면 가정을 살릴만한 것이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됐어요. 그렇게 말씀사역으로 인도해주셨어요.”

– 그러면 이후에 선교 준비를 하셨을텐데 과정이 궁금해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15살 때 선교사 콜링 이후, 계속 선교와 관련된 곳에 있으면서 한 번도 선교사 외에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어요. 한국에 있을 때 친구들이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를 할 줄 알면 큰 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데 왜 재능을 낭비하고 선교사를 하냐고 말했어요. 그러나 감사하게도 항상 누군가를 통해 하나님이 선교사로 불러주셨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셨어요. 본격적으로 2006년 1월에 선교사 훈련을 받고 5월에 아내와 만나게 되고, 10월에 목사안수와 선교사 파송을 받고 12월에 결혼을 했어요. 드디어 다음해 1월 23일에 페루로 들어가게 됐죠.”

– 목사안수와 결혼과 선교사 파송까지 급박하게 이뤄졌네요. 선교지에서는 어떠셨어요?

“페루에 도착해 선임 선교사님 밑에서 훈련을 받았어요. 시간이 흘러 어느 날 기도하는데 주님이 예배 회복에 대한 마음을 주셨어요. 이것을 위해 어떻게 사역할지 고민이 됐어요. 갑자기 현지 목회자들을 찾아가 예배 회복에 대한 마음을 받았다면서 같이 사역하자고 하면 함께할 사람이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큐티(Quiet Time, 조용한 시간과 장소에서 기도와 말씀묵상으로 하나님과 일대일로 교제하는 시간)사역을 하는 선교사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분도 저와 같은 마음을 품고 함께 사역할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며 7년 동안 기도하고 있었다고 했어요. 그분에게도, 저에게도 기도 응답이었어요. 그렇게 2008년부터 큐티사역을 시작하게 됐어요.”

– 큐티사역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현지 목사님 2명과 팀을 이뤄서 사역을 이끌어나갔어요. 주된 사역으로 큐티책을 인쇄하고, 여러 교회를 순회하면서 큐티 세미나를 진행했어요. 누가 사역지를 말해달라고 하면 저는 사역지가 없었어요. 기존 교회를 말씀으로 세우는 게 주 사역이었기 때문에 굳이 이야기한다면 작게는 페루고, 크게는 남미였어요. 사역이 바빠지면서 가족을 돌볼 만한 여유가 없어졌어요. 사역적으로는 성장하는데 마음은 메말라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2011년에 순회선교단에서 훈련을 받고 페루에 온 아웃리치팀을 받게 됐는데 그 이후로 제 인생이 변했어요.”

– 무슨 일이 있었나요?

▲ 브라질 마까파 지역에서 열린 복음학교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김재영 선교사. 제공: 김재영 선교사

“처음 팀을 받으면서 늘 섬겨왔던 또 하나의 단기선교팀으로만 생각했어요. 여느 때는 팀들 숙소를 따로 마련했는데, 그때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우리 집에서 함께 지내기로 했어요. 아웃리치팀이 집에서 지내는 게 처음이기도 하고, 난감한 상황이었어요. 그때 아내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때였거든요. 서로가 힘들고 지친 상태였고 팀이 있을 때 싸우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었어요. 그런데 팀도 뭔가가 이상했어요. 다른 선교팀과는 달랐죠. 기도하는 표현도 뭔가 쎄고요. 그러다 하루는 팀 안에서 분열이 일어나 대판 싸웠어요. 그런데 결론이 서로 싸우는 게 아니라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고 곧바로 회개하는 거예요. 이건 다른데서는 볼 수 없는 일이었어요. 보통 사람들은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그때만큼은 좀 참고 넘어가는데, 이 사람들은 말씀이 거울이 돼서 자신의 내면을 들춰내고 회개했어요. 이 팀과 함께 아침, 저녁으로 기도하면서 주님은 저와 아내에게 말씀하시고 은혜를 부어주셨어요.”

– 어떤 은혜였나요?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잘 믿고 있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말씀을 통해 내가 복음을 알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이들이 소개하는 복음학교에 참여하기로 했어요. 여러 상황이 있었지만 아내와 함께 미주 복음학교에 참여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어요. 그러나 복음학교를 한 이후에도 내가 스스로 힘을 내서 새 생명으로 변해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어요. 그러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안식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사역이 가장 성장하고 있을 때여서 멈출 수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게다가 안식년이 필요 없는 상황이었죠. 몸이 지치거나 연구가 필요한 시점도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안식년을 통해 주님의 마음을 깊이 알고 싶었어요. 그렇게 다른 어떤 것도 하지 말고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기로 하고 안식년을 지내기 위해 미국 장인어른 댁으로 갔어요.”

안식년 동안 하나님과 함께하는 진정한 안식 경험

– 안식년은 어떤 은혜가 있으셨나요?

“아침과 저녁으로 매일 말씀을 2시간씩 읽고 기도하는데 큰 힘을 얻었어요. 하루는 기도하는데 언제 가장 행복한가라는 질문이 떠올랐어요. 생각해보니 사역 현장에서 말씀을 전할 때였어요. 그러나 주님이 내면의 음성으로 사역할 때도 아니고, 가족과 있을 때도 아니고, 아무것도 안 해도, 실패하고 망해도, 하나님과 함께한다면 그때가 가장 행복한 때여야 한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렇게 돌아보니 정말 사람들을 많이 의식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먼저는 교회에 선교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역의 열매에 많이 매여 있다는 것을 보게 됐죠. 그 이후에 비로소 자유로워졌어요. 물론 나의 책임을 안 한다는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다른 두려움 때문에 주님과 교제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면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이라는 결론을 갖게 됐어요.”

–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서 영혼이 회복이 되셨군요. 정말 안식하셨네요.

“안식년을 보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더니, 주위에서 선교사가 쉬기만 하면 어떻게 하냐, 사역지로 돌아가서 말씀을 전하라는 이야기들이 들렸어요. 그러나 주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나의 기쁨이었기 때문에 이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고, 이렇게 함께 해주시는 주님 때문에 감사했어요. 그러다 장인어른이 섬기는 한인 교회에 교육전도사가 갑자기 사임을 하게 되면서 목사님이 제게 도움을 요청하셨어요. 이전 같았으면 나는 현지인들을 위해 부름을 받았다며 거절했을 텐데 나의 모든 주권이 주님께 넘겨졌기 때문에 기쁘게 순종했어요.”

– 한인들도 섬길 기회가 있으셨네요.

“청소년부를 섬기게 됐는데, 오직 복음만 전하겠다고 다짐했어요. 사역을 시작하고 몇 주 후 수련회가 있었는데 다른 프로그램을 하지 않고 오직 말씀만 전하기로 했어요. 물론 못마땅해 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다른 프로그램은 다른 사역자가 왔을 때 할 수 있다며 제가 있는 동안에는 복음 앞에 아이들이 서면 좋겠다고 정중히 부탁을 드렸어요. 결론적으로는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복음을 만나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그 시간을 지나며 오직 복음으로만 다음세대를 섬길 수 있다는 것을 보게 하셨어요.” [복음기도신문]

▲ 브라질 마까파 지역에서 열린 복음학교 현장. 제공: 김재영 선교사

<이상 257호에 게재>

–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는 일들 안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발견하셨네요. 이후엔 어떻게 됐죠?

“안식년을 마치고 페루로 돌아가 큐티사역을 했어요. 주님이 큐티는 하나의 도구일 뿐, 복음에 비중을 훨씬 많이 두고 사역하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렇게 큐티 세미나를 섬기며 8시간 중 2시간은 복음을 전했어요. 그랬더니 많은 교인들이 갈급해 하는 모습을 보게 됐죠. 그렇게 새로운 사역의 방향을 보여주시면서 지금까지 복음을 외칠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주셨어요. 감사한 것 중 하나는 페루 사역팀에 리더가 세워졌다는 거예요.”

사역지를 페루에서 브라질로 옮기다

– 동역자가 세워지셨군요. 든든하셨겠네요.

“제 후임으로 생각하고 있던 형제가 있었는데, 하루는 선교사로 부름을 받았다며 마추픽추 지역에서 사역하겠다고 결정하고 떠났어요. 그런데 1년 반 정도 이후 연락이 끊겼어요. 후임이 될 줄 알았던 사람이 떠나면서 주님이 스텝들을 제자양육 할 마음을 주셨고, 그렇게 복음을 전하게 됐어요. 그러는 동안 떠난 사람도 있지만, 여전히 남은 사람들도 있어요. 그렇게 한 부부가 세워지면서 지금은 이들이 사역을 전담하고 있어요. 이 부부의 모습을 통해 제가 도전을 많이 받았어요.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말씀 앞에 서고, 모든 것을 순수하게 흡수했어요. 저와 세미나를 하러 가면 큐티에 대한 이야기보다 점점 복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더군요. 너무 나를 닮아가는구나 생각하게 되면서 감사했어요. 이분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가 떠나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페루에서 사역한지 10년이 지나기도 하고 말씀을 통해 이동할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터였거든요. 그렇게 페루에서 철수하고 브라질로 오게 됐어요.

– 그렇군요. 브라질에 태어나셨지만, 사역은 처음이시겠네요?

“아니요. 브라질에서는 2015년부터 복음학교를 개설해 복음을 나누는 은혜가 있었어요. 아웃리치팀에서 알게 된 선교사님과 연합해서 브라질 마까파 지역에서 1년에 2차례 복음학교를 진행했어요.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 1월 마지막 복음학교를 섬기고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어요. 브라질에 복음학교를 참여했던 사람들이 450명 정도가 있어요. 지금은 이들에게 전화심방을 하고, 만나서 교제도 하면서 복음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하려고 해요. 기도모임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곳에서 미주에 계셨던 전도사님 가정과 공동체를 이뤄 함께 사역하려고 준비 중에 있어요.”

– 마지막으로 기도제목 나눠주세요.

“아내와 아이들이 포르투갈어를 배워야 해요.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빨리 언어를 습득해서 함께 교회들을 섬기고 복음의 증인으로 설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또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참된 예배자가 될 수 있도록, 또한 복음학교를 했던 지체들을 만날 때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해서 잠자고 있는 영혼들이 깨어나 다시 복음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합니다. 함께 동역할 전도사님 가정의 비자문제와 앞으로 동역해 나가는 시간들을 위해도 기도해주세요.”

Y.K.

▲ 사랑하는 아내, 자녀들과 함께. 제공: 김재영 선교사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 

[관련기사]
“주님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복음으로 회복되는 사람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에요”
“연약함 때문에 주님을 붙들 수 있었어요”

Print Friendly, PDF & Email

관련기사

05141
참혹한 재난 현장, 복음에 마음을 여는 브라질
20240512 soccer
[청년 선교] ‘초슨’ 그들이 그렇게 부를 때,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20240514 Brazil Floods
브라질 작은 교회들, 홍수 이재민들 도우며 하나님 사랑 전해
20240514 china
[오늘의 열방] 中 범죄조직, 유럽·미국서 가짜 쇼핑몰 통해 700억 원 탈취 외 (5/14)

최신기사

"총리피격 슬로바키아는 '거의 내전’"…극에 달한 정치양극화
[GTK 칼럼] 예수의 좋은 병사여, 함께 고난을 받으라(1)
누벨칼레도니 유혈소요로 4명 사망…佛, 12일간 비상사태 선포
민주콩고, 반군 공격으로 실향민 수용소에서 18명 사망 
한-슬로바키아 외교회담… 11년만에 외교장관 방한
방글라데시 MBB 기독교인, 집에서 찬송 했다는 이유로 구금
말라위, 엘니뇨로 극심한 가뭄 직면… 900만명 기아 위기
Search

실시간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