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넷 뉴먼의 <하나임(Onement)>
유대계 미국인인 화가 바넷 뉴먼(Barnett Newman)이 1948년작 <하나임(Onement)>을 처음 발표하였을 때, 많은 학자들이 뉴먼이 그린 ‘띠’가 무슨 의미인지 열띤 논쟁을 벌였다. 붓 자국도 거의 없는 평평한 배경에 밝은 색의 줄이 하나 그어졌을 뿐이다. 공격적이고 격정적인 작품을 그렸던 추상표현주의자들은 그동안 자신들과 어울렸던 뉴먼이 이처럼 단순한 화면을 그리자, 그만 배신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후에도 뉴먼은 계속해서 ‘띠’를 그렸다. 그리고 창조, 시작, 약속, 아담, 이브와 같이 ‘창조’와 관계된 제목들 때문에, 뉴먼의 띠는 ‘빛이 있으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그린 추상화로 알려졌다.
혹자는 뉴먼의 띠는 둘로 나뉜다는 뜻이라고 하였고, 혹자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언약(covenant)을 의미한다고도 말했다. 어떤 이는 그의 그림에서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을 보았다. 제목은 ‘하나’와 연관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뉴먼의 그림에서 ‘나뉨’과 ‘구별’을 느꼈다.
그런데 뉴먼의 띠는 사실 ‘거룩’과 연관이 있다. 유대인들은 정결 음식의 율법을 따랐는데, 히브리어로 이것을 ‘카셔롯’이라 부른다. ‘카셔롯’은 거룩을 의미하는 ‘카도쉬’에서 유래되었다. 여기에서 카도쉬나 카셔롯은 모두 ‘구별’의 의미와 관련이 있다. 로마서에서 바울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고 하였는데, 이 거룩한 구별도 카도쉬를 의미한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라”라고 ‘명령’하셨다. 즉, 세상으로부터의 구별은 하나님과 하나 된 거룩을 가리킨다. 세상 속에 살지만 구별되며, 하나님과 하나 된 성도의 삶. 배경 한가운데 그려졌으면서도 색은 구분된 뉴먼의 <하나임>은 바로 이런 성도의 삶을 그린 것은 아닐까? [복음기도신문]
이상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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